초코를 애정결핍이라 진단 받은 친척 집에 보내기로 했습니다. 어제 떠나보내고 왔어요. 제가 군대에 있을 때 새끼로 들어 왔으니, 4년정도 함께 자랐네요. 초코를 떠오르게 하는건 너무 많아요.
집문을 여는 소리를 초코가 들을까봐 엘레베이터에서 복도를 오는 동안 살금살금 걷던 기억도, 초코가 마셔버릴까봐 빨래감을 담근 물도 욕조 안에 숨겨 두던 습관도, 새벽에 문 열어 달라고 긁어댈까봐 조금 열어두고 자던 문틈도, 손님이 온다고 하면 큰 소리로 짖어대며 나가려고 할까봐 미리 문 앞에 벽을 쳐놓던 버릇도. 이젠 그 녀석이 없으니 그럴 필요가 없어졌네요.
어제 녀석을 보내고 집문을 열었는데 (왜 하필 내가 열쇠로 문을 열었을까,) 늘상 그럴때면 초코가 문 앞으로 와 있던터라 현관의 불이 켜지곤 했거든요. 정말로 오랜만에 어두운 현관을 들어서니 갑자기 눈물이 핑- 돌더군요. 기분이 찹찹해져선 일찍 자려고 씻는데, 늘 초코 물통이 있던 자리에 놓인 빨래감을 보곤 다시 욕조 안으로 넣어버렸어요.
음.. 처음에 초코를 보내는 걸로 상의를 할때, 단호하게 안된다고 하지 못한게 후회되네요. 사실 난 하루 중 거의 대부분 집에 없고, 초코를 위해 해 준 것도 별로 없어서 친척집에 가면 더 사랑 받을 수 있겠지, 생각도 했었는데... 지금와서 도저히 안되겠어, 다시 데려올래! 라고 하는것도 친척 동생들에게 못할 짓이고.
오늘은 집에 있기 힘들어 일어나자마자 학교로 나왔습니다. 당분간은 그럴테죠. 근데 더 슬픈건, 초코를 보낸 허전함도 녀석 때문에 생겼던 작은 습관들도 얼마뒤면 언제 그랬냐는 듯 잊혀지게 될거란 사실입니다. 망각은 그럼에도 우릴 살게 하지만, 그렇게 우리 맘을 허물기도 하네요.


















